| 내력
| 호프(hop)의 속명 Humulus는 호프에 대한 라틴 이름이며, 종명 lupulus는 ‘늑대’라는 뜻으로 호프의 거친 속성을 잘 표현한 낱말이다. 고대 로마에서는 어린잎을 데쳐 먹으려고 재배하였다. 2,000여 년 전에 바빌로니아의 북부 지방에서 재배된 호프는 로마의 멸망으로 인한 민족의 대이동과 함께 코카서스, 불가리아, 유고슬라비아, 독일 그리고 벨기에 등으로 전파되었다. 736년에는 독일의 할레타우(Hallertau) 지방, 764년에는 가이젠휄트(Geisenfeld)에서 게르만의 부족이었던 벤트족이 호프를 재배하였다. 768년에 작성된 후라이징(Freising) 성(城)의 고(古)문서에 호프농장에 관한 언급이 있어, 8세기에는 이미 독일의 여러 지역에서 호프가 재배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14세기 후반까지는 독일에서 널리 재배되다가, 1629년 미국에 도입된 후 급격히 퍼져 지금은 세계 1위의 생산국이 되었다. 우리나라에는 1945년 이전에 함북 갑산에서 시험재배된 이래, 남한에서는 1957년경 장성에서, 1959년경 진부 부근에서 시험재배하였다. 지금은 강원도 대관령에서 소량을 맥주회사와 계약재배하고 있다. |
| 성분과 이용
| 호프는 맥주의 중요한 첨가물로서 맥주 특유의 향기와 쓴맛을 내며, 방부의 효능이 있어 단백질의 혼탁을 방지하고, 맥주의 거품을 잘 일어나게 하며 저장성을 높여주는 작용도 한다. 쓴맛의 주성분은 후물론(humulon)과 루풀론(lupulon)이고, 향기의 주성분은 후물렌(humulene)과 미르센(myrcene)으로 방부 효과도 있고, 거품을 잘 일게도 한다. 호프의 은은한 향기는 호프 오일(essential oil)에서 유래되는 것이다. 호프를 맥주 제조에 첨가한 것은 8세기경부터인데, 독일의 바이스비어(Weiß bier)는 1541년 뉘른베르크에서 처음 이용하였고, 그 전에 영국의 에일(Ale)과 포터(Porter)는 8세기경부터 이용했다고 한다. 호프가 중세 이래로 여러 가지 질병에 치료제로 사용되었던 사실이 중세의 《약물지》에 기록되어 있다. 지금도 유럽의 민간에서는 진정·진경·진통 및 건위제로 사용하고 있다. 호프의 제일 중요한 특성은 진정 효과와 수면 효과이다. 호프꽃을 따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보다 다소 잠이 많다고 하는데, 이런 원인은 호프의 휘발성 물질이 작업장 주위로 비산되고, 호흡시 인체로 들어와서 신경계통에 마취 효과를 주기 때문이라고 한다. 독일에서는 불면증이 있는 사람들이 곧잘 신선한 호프꽃을 말려 베갯속에 넣은 호프 베개를 베고 자기도 했으며, 영국이나 미국에서는 동일 효과를 얻기 위해 침실의 창문에 호프꽃이 달린 호프줄기를 걸어두기도 했다. |
| 형태 및 생리
| 삼과(Cannabinaceae)의 덩굴성 여러해살이식물인데, 덩굴에는 잔 가시가 있고 다른 물체를 오른쪽으로 감아올라간다. 유럽과 아시아의 온대산이다. 길이는 6~12m로 자라고, 줄기의 단면은 속이 빈 육각형이다. 잎은 줄기의 각 마디에서 마주나며 계란형이고 큰 잎은 3~5개, 때로는 7개까지 갈라진다. 가장자리에 톱니가 있고 끝이 뾰족하다. 작은 잎은 심장형으로 모두 톱니가 있고, 덩굴과 더불어 잔 가시가 있으며, 뒷면에 향기가 있는 황색 선점(腺點)이 있다. 꽃은 여름부터 가을에 걸쳐 황록색 또는 연한 녹색으로 핀다. 대부분 자웅이주이나 자웅동주인 것도 있는데, 꽃은 잎겨드랑이에서 달린다. 수꽃은 황색이고 총상꽃차례로 달린다. 암꽃은 타원형으로서 거의 둥글거나 계란형으로 솔방울같이 생겼으며, 아래를 향해 달린다. 암꽃이 모여 형성된 타원형 열매는 40~100매의 비늘잎[?鱗葉]?이 겹쳐 있으며, 그 길이는 3~4cm이다. 중축 마디에 4개의 소포와 1쌍의 포엽이 있고, 소포와 꽃턱잎은 황색이다. 각 소포의 안쪽 기부에 1쌍의 암꽃이 있다. 암꽃이 성숙하면 씨방과 포엽 밑부분 가까운 곳에 황색선립(黃色腺粒)이 생긴다. 이것을 ‘루풀린(lupulin)’이라고 하는데, 향기와 쓴맛이 있어 맥주에 독특한 향료로 쓰인다. 맥주에 필요한 것은 암그루이다. 따라서 재배할 때도 수그루와 혼식하면 암꽃이 수정하여 방향(芳香)과 그밖의 중요한 성분이 감소하여 양조적 가치가 떨어진다. 호프의 생육은 기온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호프 재배의 적지인 유럽의 경우 연평균 기온은 8~10℃, 생육기간(4~9월)은 15~18℃, 여름의 월평균 기온은 20℃를 넘지 않는다. 우리나라에서는 북한의 고원지대가 적지(適地)이지만, 근래에는 대관령 등 온대 중부 고지대에서 재배하고 있다. 번식은 꺾꽂이로 하며, 땅속줄기가 가장 잘 자란다. |
| 주요 토종
| 호프는 우리나라에 도입된 시기가 50~60년 정도밖에 되지 않은 작물이고, 재배 지역도 광범위하지 못하다. 특히 영양번식으로만 증식하여 심고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고유 환경에 적응되는 지방종이 생기지 않았다. 우리나라에서는 맥주 제조회사들이 설립되면서 1934년 함남 혜산(惠山) 지방에서 처음으로 재배되었다. 당시의 재배법은 지금처럼 철지주의 마스트를 설치한 방법이 아니라, 단지주(單支柱) 방식이라 하여 낙엽송·대나무 등을 땅에 꽂고 호프의 덩굴이 직접 지주를 감고 올라가도록 하는 방식이었다. 최초로 재배된 호프의 품종은 ‘조선 1호[?赤莖種]?’와 ‘조선 2호[?白莖種]?’로 불린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이들 품종에 대한 구체적인 특성이나 계통은 확실하게 알려져 있지 않다. 지금은 주로 대관령 일대의 고지대에서 재배하고 있다. |